존경하며 사랑하는 이동순목사님!

그간도 평안하셨는지요? 한국 방문시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여러가지 도움을 주심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은 더운 계절이 시작되고 있을텐데 이곳 남아공은 겨울철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처럼 많이 춥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엘리뇨 현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날씨가 춥지 않아 지내는 데에는 좋은데 그 영향으로 제가 거주하는 웨스턴케이프 주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6월 1일부터 가장 높은 단계의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외에는 세차나 나무에 물주기 등도 완전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해갈을 위해서 기도부탁드립니다.  

제가 목회자 훈련을 시작하면서 세웠던 목표 가운데 하나가 현지인들을 훈련시켜서 신학교를 자체 운영하도록 하고, 저는 새로운 곳을 개척해 나감으로 보다 많은 현지 목회자들이 신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작년까지 세운 신학교들은 그 일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올해에 저는 새로운 마을에 신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기도하던 중, 선교사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좀 더 먼 곳에서 신학교를 시작했습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320km 떨어진 Mossel Bay라는 곳인데 모슬베이는 남아공의 대표적인 도시인 요하네스버그에서는 1,200km 떨어졌고 케이프타운에서도 400km 정도 떨어진 외진 곳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제가 가지 않으면 언제 이분들에게 신학교육의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는 곳인데 하나님께서 저에게 이분들을 위한 마음을 주셔서 목회자 훈련을 시작했고 현재 27명이 등록을 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첨부한 사진은 모슬베이 신학교로 사용하는 교회 건물과 공부하는 학생들 모습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이분들에게는 이런 공부의 기회가 없었기에 마을 안에 있는 10개의 교회에서 목회자들과 앞으로 목회에 뜻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함께 열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그곳을 방문하면서 거리도 너무 멀고, 오가는 길도 안전하지 않아 망설이기도 했는데, 두 번째 방문했을 때에 30년째 목회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 패트릭이라는 목사님이 저에게 다가와 “제가 지난  30년간 목회를 하면서 얻은 지식보다 신학교 첫날 3시간 수업에서 얻은 지식이 더 많습니다”라는 말이 저로 하여금 모슬베이 신학교를 계속할 수 밖에 없는 힘과 용기를 더해 주었습니다. 2년 과정으로 시작된 모슬베이 신학교가 잘 정착되고 오가는 길의 안전을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제가 모슬베이 신학교를 시작할 즈음에 케이프타운 근처의 Muizenberg라는 도시에 있는 흑인마을에서 신학교 개설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에 두 군데를 개설할 수 없어 요청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곳의 약 20명의 목회자들이 꾸준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에 교재가 구입되면 신학교를 개설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제가 이 분들을 가르칠 때 사용하는 교재는 10권으로 되어 있는 영어 교재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가지고 있던 교재가 모두 소진되어 새롭게 인쇄를 해야 합니다. 알아보던 중 한국의 한 인쇄소 사장님이신 장로님께서 실비로 책을 인쇄해 주시겠다고 했는데 200명분 2,000권의 책을 인쇄하는데 약 700만원과 이곳으로의 운송비와 세금을 포함해 850만원의 목돈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5만원이면 신학생 한 명을 교육할 수 있고 현재로서는 일년에 약 50-60명 분의 교재가 필요하지만 인쇄과정상 200명분을 인쇄해야 비용이 절감될 수 있어서 그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이미 책은 인쇄되어 배송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비용도 잘 조달되어 조속한 시일 안에 뮤젠버그를 비롯한 새로운 신학교들이 계속 세워져서 목회자 훈련을 통해서 남아공에 하나님 나라의 지경이 빠르게 넓혀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는 비교적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제 아내가 몇 개월 전부터 시도 때도 없이 거의 매일 몸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있습니다. 심할 때에는 온 몸에 두드러기가 생길 때도 있는데 병원에도 가 보았지만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생선이나 고기류는 물론 채소과 과일들도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 안심하고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아내의 건강회복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여러 가지 기도를 부탁드렸지만 이곳에서의 선교 사역을 통해서 얻는 보람과, 이런 기회를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드릴 감사의 제목이 훨씬 많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이렇게 선교할 수 있도록 늘 후원해 주시는 목사님과  인천성린교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남아공 Sandbaai에서 강희원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