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속에서 지켜주신 주님

　저는 강원도 철원에서 군 제대 후 작은 목장을 하다가, 가족과 인천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직장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 부부에게 딸이 둘이 있었습니다. 이사하고 얼마 후부터 둘째가 백일이 지났을 무렵 자주 놀라고 경기가 심해지고 나중에는 간질 같은 증세도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간질인 줄 알고 대학병원과 한의원 등 용하다는 병원을 많이 찾아 다녔으나 나중에야 뇌종양으로 밝혀졌고, 아이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이미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때의 심정은 무엇이라고 표현 할 없는 짙은 어둠 속을 걷는 것 같았고 가슴이 크게 짓눌려 진 것 같은 아픔과 답답함 뿐 이었습니다. 자연히 가정은 슬픔과 어둠에 쌓여 갔고 생활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 아내는 학창 시절과 처녀 때 믿음 생활을 했던 터라 아이가 아프기 시작하자 더욱 하나님을 찾게 되고 기도로 매달렸습니다. 새벽부터 기도가 끝나면 병원으로 가는 반복되는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저도 아내의 인도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하나님께 매달려보기로 하고 교회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습니다. 믿음이 없이 처음 접하는 교회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와 달리 아내는 결혼 전에 교회에 다녔고 기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교회에 적응이 쉬웠지만 저는 교회에 가 본 것은 유일하게 군복무 당시 주일에 사역하기가 싫어서 거짓으로 교인이라 하고 몇 번 군 교회에 간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군대 다녀온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일에 사병들은 작업이 싫어서 교회를 도피처로 삼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물론 아무 믿음이 없었으니 기억에 남는 말씀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내 손에 이끌리어 교회에 나가게 되었고 교회에 출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애가(둘째 아이의 이름은 이지애입니다.) 경기가 점점 더 심하여 지더니 나중엔 시력도 잃게 되었고, 푸르른 봄에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이 아픔을 제 가슴에 담아두고 지애의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은 아픈 과거였지만 이제 생각해보니 지애를 통해서 주님께서 저를 자녀 삼아주셨고 주의 몸된 교회로 인도하여 주셨기에 이 간증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다시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지애의 죽음은 처음에는 슬픔보다 무덤덤한 심정이었습니다. 그 동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다 보니 너무 지쳐 있었고 많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생각은 지워지지 않고 미안함과 부모로써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과 숨을 거두던 그 모습이 떠올라 제 마음을 아프게만 했습니다. 자식을 잃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어른들의 말씀 그대로였습니다. 지금도 괴로워하던 아이의 모습이 떠오르면 부모로써 아이를 그렇게 보낸 죄책감에 밤잠을 못 이루곤 합니다. 저는 아이를 그렇게 보내고 부족한 믿음 속에서도 가족과 도움을 주셨던 당시의 목사님과 여러 교우들에게 부응하기 위해 교회에 계속 나갔습니다. 교회에는 나가지만 목사님 말씀은 귀에 안 들어오고 겉도는 신앙생활이 이어지던 어느 주일에 찬송을 부르는데 귀에 낯익은 찬송가가 귀에 들려왔습니다. 분명 제 기억엔 아는 찬송이 없는데 라고 생각하며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 보니, 군복무 당시 교회에서 들어보았던 찬송가였습니다. 369장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그 찬송가였습니다. 제목은 기억 못하고 있었지만 그 멜로디는 제 기억 한 구석에 살아 있었나 봅니다. ‘걱정 근심 무거운 짐 우리 주께 맡기세’ 이 무거운 짐을 맡길 수만 있다면 이 얼마나 우리에게 기쁘고 좋은 말씀인지. 사실 그땐 그 찬송의 그 오묘한 뜻도 모른 체 마음에 울림이 있었습니다. 아이를 잃은 아픔과 아이를 먼저 보냈다는 죄책감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던 그때의 제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힘이 되는 찬송이고, 그렇게 주님께선 저를 다시 주의 전으로 돌아올 수 있게 예비 해두고 계시지 않아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러나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의 생활은 저를 믿음의 세계로 이끌어 주지는 못하였습니다. 교회에서 하나님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이나 깊이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접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고, 주일에 그저 교회 나가는 것이 믿음 생활의 전부인줄 착각하며 지내왔습니다. 처음에 교회는 자리가 부족해서 성도들이 서서 예배를 드려야 할 정도로 부흥했지만 어느 날부터 성도들이 서서히 줄어들고 자리가 비어 갔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은 성경과는 거리가 멀고 이해 할 수 없는 설교가 이어졌습니다. 믿음이 없었던 제가 들어도 설교 내용이 가끔 읽어보는 성경과는 다른 내용으로 목사님의 사심이 가득 찬 설교로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의 목사님을 비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목사님께서는 저에게 세례를 베풀어 주실 뿐 만 아니라 제가 딸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 많은 도움도 주셨으며 신앙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로 의지 하던 분이시기도 하였기에 아쉬운 마음이 남아 있어서입니다. 아무튼 교인 수는 점점 줄어들고 교인들 간의 보이지 않는 감정의 골이 깊어져서 저역시 주일을 지키지 않는 일이 늘어나게 되고 하나님에 대한 제 믿음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믿음이 성장하지 않은 것을 누굴 탓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던 제게 더 문제가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그 당시에 저는 세상 밖에서 직장이나 사회 친구들과 어울릴 땐 교회 다니는 티를 내지 않았고,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어울리며 죄책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삶을 살았었습니다. 왜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지. 가끔 교회에 나가는 것 가지고 아내와 다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어렵게 마련한 집이 보증 서준 것이 잘못 되어 집이 압류를 당할 위기에 몰리게 되었고, 저희 가족은 후회와 절망에 쌓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위기의 상황에서도 기도 할 줄 몰랐고 아내의 간절한 새벽기도 덕분에 다행히 위기에서 벗어 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그 절망적인 그 때 아내의 기도와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 순간을 헤쳐 나왔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엔 하나님의 감사를 잘 몰랐습니다. 그저 상황에 대체를 잘해서 해쳐 나온 줄만 알았습니다. 지금 그 당시를 돌이켜 보면 다 하나님의 도우심이고 그 어려움과 힘든 상황일 때 아내의 간절한 눈물의 기도 덕분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가정에 두 번의 큰 위기가 왔지만 아내의 기도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벗어 날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깨닫지 못하고 저는 겉도는 믿음 생활을 계속 했고, 그러다 저는 교회에서 점점 발길이 멀어졌고 저의 방황은 시작 되었습니다. 교회 문제로 아내와 많이 다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강윤선 권사님의 인도로 아내와 딸이 지금의 성린교회로 믿음의 터전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몇 년간 방황하던 저도 아내와 딸의 기도와 인도로 저도 성린교회로 올 수 있었습니다.

　성린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습니다. 전에 다녔던 교회에서 받은 상처와 실망감이 많았고 교회 자체에 대한이 불신이 너무 컸기에 교회 나오는 것을 망설였었습니다. 집사람의 눈물의 기도와 딸의 간청으로 그래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담임목사님 말씀이 너무 좋다는 식구들의 말에 저도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 사교성이 부족한 편으로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지만 교회 식구들과 특히 구역장님과 구역식구들이 저를 따뜻하게 맞아 주셨고 적응 할 수 있게 도와 주셨습니다. 그렇게 성린교회에서 믿음 생활이 시작되었고, 담임목사님의 말씀은 하나님을 깊게 알지 못했던 제게도 마음에 감동이 되었고, 올바른 신앙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셨습니다. 성린교회에서 다시 시작한 신앙생활이 믿음이 부족한 제게 다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에 성경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구역 식구들이 같이 입학하자고 권하였지만 교대근무라는 직업의 특성상 매주 주일성수를 하기가 어려운 형편에 공부를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되어 고사하였습니다. 그러나 금년에는 직장을 정년 퇴직하게 되었고 강동욱 장로님께서 제자 반 입학을 권유하시자 나이 육십에 공부를 한다는 것이 많이 망설여졌지만 용기를 내서 입학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저는 교회만 오래 다녔지 성경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없었고, 나이 들어 공부한다는 것이 쉽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도전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평소에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성경 지식이 없어서 주일날 목사님 말씀을 이해하기에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고, 좀 더 신앙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기에 제자 반에 등록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자 반 공부는 시작되었고, 첫 시간은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습니다. 여신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는데, 그 중에 교회에 다닌 연수와 나이는 제가 제일 많았습니다. 첫 제자반 시간에 왜 성경학교를 운영하여야 하는지 깨달았습니다. 그 동안 알아왔던 하나님에 대해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며 그 동안의 믿음 생활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 너무 몰랐던 것과 부족했던 믿음이 제자 반에서 말씀을 배우며 깨닫게 되니 제가 집사라는 직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자반 강의를 들으며 부족한 제 믿음을 채우고 성장시킬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제1과는 ‘나의 신앙고백과 간증’이였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지 자신의 신앙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말씀을 모르는 것은 아니였지만, 말씀이 바로서지 않은 믿음 생활을 하다 보니 세상 밖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또 예수님이 왜 십자가에서 그 고통을 당하시며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돌아 가셨는지, 왜 예수님을 믿어야하는지 자신 있게 설명을 할 자신과 능력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늘 기도와 간구로 구하고 매일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뒤 늦게 깨달았습니다. 지금도 기도가 많이 부족하고 주일 예배만 참석하는 믿음생활을 하고 있지만 신앙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더 많이 기도하며 잘못된 믿음 생활을 고쳐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제자반 공부를 통해 무엇보다도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요한복음 1장 12절에 보면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는 말씀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직도 죄인인 저를, 믿음이 적은 저를 하나님의 자녀 삼아주심과 권세를 주셨으면 사랑해주신다는 사실에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그러던 중 갈라디아서 2장 20절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라는 말씀을 통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 저를 위해 그리고 저의 죄도 같이 못 박혔다는 말씀을 배웠습니다. 예수님께서 제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며 그 고통과 치욕을 이겨 내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이 다 못난 저를 위해서 그랬다는 사실이 성경 공부를 하면서 믿어지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와 예수님이 왜 제물이 되셔야 했는지 새삼 다시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이로써 영원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제가 예수님의 피로 죄가 사하여졌고 그 피를 믿는 자마다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며 값진 삶을 선물 받은 건지 알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자세히 공부하면 할수록 예수님에 대한 감사와 죄송함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또한 거듭남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라고 하신 요한복음 3장 3절 말씀을 보면서 그동안 저는 거듭남이 너무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었습니다. 그러나 거듭남이란 내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역사로 주어진 성령의 역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언젠가부터 믿음을 주시고 복음으로 말미암은 구원의 역사가 시작된 것처럼 이미 제 심령 속에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온전히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며 듣고 깨닫고 실천 할 수 있는 모습이 되어야겠다고 그리고 그러한 삶으로 인도해 달라고 기도를 드립니다. 제자 반 공부를 하면서 처음엔 많이 망설였고 중간에 위암 판정 받고 여러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무사히 수술도 받고 제자 반을 수료하게 인도해 주신 주님께 감사함을 드립니다. 주님의 보호와 가족, 목사님과 교인들의 기도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살아올 수 없고 견뎌올 수 없는 삶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주님이 매번 손잡아 주시고 보호하여 주셨고 이끌어주셨으며 많은 분들이 기도로 도와주셨습니다. 이 간증을 통해 다시 한 번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저는 제자반 교육이 배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고 제 삶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믿는 자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귀한 시간을 내어 제자 반을 운영하고 가르친 모든 분께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열과 성의를 다하여 강의를 하여주신 강동욱 장로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제자 반 모든 동기들과 끝까지 같이 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