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내 곁에 계셨던 주님

　생각해 보면 내가 하나님을 만난 것은 아주 어렸을 때인 것 같습니다. 나는 조용한 시골(전남,담양)에서 팔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살림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가족들의 많은 사랑 속에서 자랐습니다. 그 중에서도 열다섯 살이나 위인 오빠의 나에 대한 사랑은 유별났습니다. 내가 여섯 살 때 오빠는 대학생 이었는데 나를 데리고 교회에 가곤 했습니다. 그 때는 시골에 유치원도 없었지만 또 있었다 하더라도 보낼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에 오빠는 교회 주일학교에서 유치원 교육을 체험하게 해주고 싶어서였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오빠를 따라 주일학교에 다니다 보니 연말이 가까워졌고, 크리스마스도 다가 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축하행사로 담양군내에 있는 모든 교회의 연합 동화대회가 있었습니다. 나는 우리교회의 대표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내가 했던 구연동화는 등장인물이나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예수님을 위해 기꺼이 기쁨으로 순교하는 성녀의 이야기였고 나는 가장 어린나이에 당당하게 일등을 해서 일약 스타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아마 그 시절이 내가 예수님을 처음 만난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도 열심히 교회에 다녔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성극이나 합창 등 각종 축하무대에서 열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옛날 그 혹독한 추위와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을 걸어 언니, 오빠들을 따라 새벽송을 다녔던 기억은 지금도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러면서 유년시절과 청소년 시절까지 잘 지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고, 뜨겁게 사랑하고, 기꺼이 충성해야할 시기인 청년 시절부터 오히려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져 갔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는 아예 교회를 안 나갔는데 주말이 되면 친구들과 만나 일주일 동안 쌓였던 이야기를 나누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좋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나는 결혼 적령기가 되어 독실한 크리스천 가정의 장남과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께선 열가지중 아홉 가지를 못해도 그 중 한 가지 주일날 예배만 드리러 나가면 모두 용서가 되는 분이셨습니다. 나는 교회 가는 게 싫었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주일이 되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우거지상을 하고 교회에 가곤 했습니다. 그렇게 15년 정도를 난 완전히 썬데이 크리스천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연령대에는 누구나 그렇듯 가사와 육아와 사회생활, 일인 몇 역을 감당하며 정신없이 바쁜 중에 주일날 예배만 드리는 것도 잘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만족하며 하나님께 죄송한 줄도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1989년도에 인천으로 발령을 받아 오게 되었습니다. 인천에 온 뒤 어느 교회로 나가야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해서 교회를 안 나가고 있는데 이를 아신 시어머니께서 광주에서 이곳까지 오셔서 어느 성결교회를 권유해 주셨습니다. 그 교회를 비록 지금은 떠나 왔지만 지금까지의 나의 생을 통해 가장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곳이라고 생각 됩니다. 어느 해 부흥회가 있었는데 통성기도 시간에 지금까지 잘못 살아 왔던 죄, 내가 지은 주홍 같이 붉은 죄, 또한 나의 오만과 교만, 허물들이 주님 앞에 너무 부끄럽고 회개가 되면서 통곡하며 기도했습니다. 그 뒤로 나는 주님께 좀 가까워진 것 같은 기쁨이 마음에 있었습니다. 내 힘이 닿는 대로 봉사도 하고 새벽재단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움이나 고통이 있을 때마다 기도하여 응답과 위로를 많이 받으며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기쁨 속에 우리 네 가족 모두 봉사했고 특히 딸의 피아노 반주와 아들의 오후 찬양 예배 시 연주 팀으로서의 활동은 우리 부부를 정말 행복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2015년 1월 나를 다시 한번 성린 교회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성린 교회로 온 뒤에는 존재감도 없었고 때론 외로울 때도 있었지만 어느 때보다도 맘이 편했고 목사님 설교를 들을 때마다 은혜가 충만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성경공부를 한 번도 체계적으로 하지 못했던 게 주님 앞에 부끄러워 강동욱 장로님이 가르치시는 제자 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너무 열심히 한 가지라도 더 알려 주시려고 혼신의 힘을 다 하시는 강 장로님의 열정을 보면서 때로 너무 안이한 자세인 내가 주님 앞에 부끄럽고 죄송함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한회, 한회, 횟수를 더해 갈수록 제자반 시간이 기다려졌고 그 시간은 나의 믿음과 확신이 다져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특히 은혜 받은 말씀은 로마서 8장 1절, 2절 말씀입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 고 우리에게 무죄를 선언해 주셨고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희를 해방하였으리라.” 고 말씀하신 것은 육신의 법인 율법과의 관계가 끝나고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죄에서 자유 함을 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항상 죄의 문제에서 명쾌하지 못했던 나의 마음이 환해지며 마음에 감사가 넘쳤습니다. 세상에서는 우리 욕심을 좇아 살아가라고 끊임없이 속삭이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영에 지배 받으며 그로 인해 경건의 삶이 열매를 맺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음을 잊지 말고 주님이 윈 하시는 삶을 살아 보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히브리서 9장 22절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하게 되나니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라는 말씀을 배울 때는 그리스도가 죽어야 하는 필연성과 그의 죽으심이 없이는 어떤 언약도 있을 수 없고 하나님과 죄인들을 화해시킬 수도 없음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구약시대의 어린양처럼 우리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희생되어 그의 피를 흘리심으로 우리 인류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피는 우리의 추악한 옛 모습을 우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으로 만드심에 감사하며 예수님의 그 사랑과 희생에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그리고 여호수아 6장 1절부터 21절 말씀에서도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순종을 배우면서 다시 한번 순종을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난공불락의 견고한 성처럼 보였던 여리고 성을 정복하는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을 공격하는 대신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여 명령대로 일주일간 움직였습니다.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의 행진대열은 하나님의 임재하심과 말씀에 순종하는 대열이었습니다. 마침내 견고한 성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지시들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 군대의 본을 따라 순종 하면 분명 놀라운 일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저는 제자반을 하면서 주님에 대해 더 깊은 확신과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나 같은 죄인을 택 하사 자녀 삼으시고 그 귀한 피로 나의 죄를 사하시고 구원해 주심이 너무나도 감사 했습니다. 늘 주님 안에서 주님께서 주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뜨겁지도 차지도 않는 자를 싫어한다는 주님의 말씀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너는 날 위해 무엇을 하느냐는 주님의 꾸지람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도 합니다. ‘주님! 주님을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열정을 저에게도 주십시오. 저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주관하시고 작은 예수가 되라는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도 주시옵소서.’ 늘 잔잔한 미소로 평탄하게 주님 곁에 머물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주님 진정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련하고 답답한 저희들에게 한 말씀이라도 더 넣어 주시려고 입이 마르도록 최선을 다 하셨던 강동욱 장로님께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축복과 평강이 늘 장로님과 함께 하시길 기도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