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16구역에 속해 있고 올해부터 고등부 교사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성수영 집사입니다.  이번에 한봉헌 목사님의 부탁을 받고 부족하고 짧게나마 제가 겪은 하나님에 대하여 간증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흔히 이야기하는 모태신앙이라 어려서부터 어머님을 따라 교회에 다니면서부터, 제게 하나님은 당연히 존재하고, 당연히 살아 계시고, 당연히 세상을 지으신 주님이라고 정말 당연히 믿는, 말하자면 밋밋한 그런 신앙이었습니다. 그런 신앙이 잘못되거나 부복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회심이라고 부를 만큼 강력하고 충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기억이 없어서 어떤 분들이 인격적으로 처음 하나님을 만난 임팩트 있는 사건을 이야기 할 때, 내심 그 분들을 부러워한 기억도 있습니다.

대신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가 당연히 그러한 줄만 알았던 그래서 두렵기만 했던 하나님께서 실제로는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셨는지, 어떻게 우리를 바라보고 계실지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2011년 9월 까지 한국에서 15년 동안 수학 선생으로 살던 저는 가족과 함께 필리핀으로 건너가 5년간 이민 살이를 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른이자 교인이면서도 너무 방탕하게 살며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던 저를 하나님께서 더 이상 한국에 두어서는 안되겠다 여기셨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군기가 빠진 군인을 군기교육대에 보내기로 작정하신 것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필리핀에 가서는 아브라함이 우상을 만들던 땅에서 나와 생면부지의 땅에 가서 이름마저 바꾸고 새 인생을 살게 하신 것처럼, 제 동선은 집-회사-교회를 오가며 거의 매일 새벽예배를 빠지지 않고 모든 상황에 감사하며, 힘든 상황속에서도 하나님께 간구하는 훈련을 통해 어떤 것이든 감사하는 법을 배우게 하시며 새 삶을 살게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늘 안일했던 믿음이 성장하여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과연 무명한자를 유명한 자가 되게 하시고, 무능한자를 유능한자가 되게 하실 수 있음을 목격하게 하셨습니다.
 
외국을 나갔으니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하겠지요? 감사하게도 그 당시 한국의 한 건설사가 필리핀 정부의 요청으로 아파트를 짓게 되었는데 그곳의 통역관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일 기회가 되어 세부에 가실 기회가 되시면 ‘세경 빌리지1,2’가 잘 있는지, 사람들은 잘 입주해 사는지 보고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네요. 그런데, 가뜩이나 몸에 열이 많은 제게 한 낮의 기온이 40도인 땡볕 아래서의 하루하루는 정말 살아남기 힘든 날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올 때 제 옷은 늘, 젖고 마르고를 반복해서 온통 허옇게 소금이 마른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수학 선생이였던 저가 영어 통역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남들이 받았다는 흔한 회화교육을 받아 본적도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따르기로 작정했을 때, 저의 입을 열어 학창시절에 배운 영어를 생각나게 하시고 아주 자연스럽게 영어로 소통하게 하시는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자재담당관-건설 하시는 분은 잘아시겠지만 자재와 자금이 가장 중요하지요  건설의 ‘ㄱ’ 자도 모르는 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순통역관에서 자금 담당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현장감독을 하게 하시는 은혜를 더해 주셨습니다.

한편 건설현장에서의 하루는 너무 뜨겁고 목이타서, 무거운 물통을 하루에도 몇 번씩 채워가며 돌아다니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퇴근하는 길에 운전하며 주님께 기도 했습니다, “주님, 제가 물통을 들고, 메고 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700페소라는 조금 비싼 가방이지만 허리에 맬 수 있는 튼튼한 것으로 하나 사고 싶습니다. 이 길은 보통은 20분이 걸리는 정체 구간의 입구인데, 주님께서 10분 안에 여기를 지나게 하시면 제게 그 사치를 허락해 주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록 지나가지 못하면 그냥 감사하는 맘으로 차를 돌리겠습니다”  700페소는 약 2만원 가량입니다.  그것을 위해 그렇게 까지 며칠을 두고 고민 하며 기도할 필요가 있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 세부 현지 일군의 하루 품삯이 200페소 즉 6000원 미만이며 그들과 함께 먹은 점심 한 끼가 30페소, 즉 1000원이 안되었습니다. 한국에 살 때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언제나 주변 사정을 돌아보고, 행동을 조심하며 새 사람으로 살고자 했던 저에게 그것은 너무 큰 사치였고, 하나님께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 저에게 그것은 너무 묻기도 두려운 것이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그 정체구간을 단 5분 만에 지나오면서,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할 때, 제 마음에 이렇게 울림을 주셨습니다, “나도 네가 편한게 좋다...”  

그때 너무 많은 눈물이 흘러서 운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주님 당신은...당신은, 저가 한국에 살 때, 못난 행동으로 인해 저의 턱이 4조각으로 부수어진 적도 있고  왼쪽 허벅지 근육의 같은 자리가 2번이나 파열된 적도 있습니다, 저의 분노와 교만함으로 인하여 오토바이 사고로 갈비뼈가 4개나 부러졌고, 왼쪽 정강이 근육의 반이 아스팔트에 긁혔습니다, 아직도 맞춰지지 않는 저의 왼쪽 어깨는 움직일 때마다 두둑거립니다. 사고가 날 때마다 저는 당신이 그렇게 두렵고, 위로보단 몽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더 익숙한 것 같은데... 그 일 이후에, 제게 주신 말씀과 깨달음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사랑하시고, 어떻게 인도하고 계시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구국의 영웅인 모세에 이어 후계자가 된 여호수아가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두려움에 처하자 하나님은 그렇게 말씀하셨잖습니까?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아라,.” 그러니 혹시 이 길인지, 아닌지, 잘 못 고르면 하나님께 얻어맞을 텐데 생각하며 제가 얼마나 두려웠겠습니까,   말씀을 여러 번 읽으며 보았던 그진노가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하나님은 제게 그런 분이셔서 늘 무섭고 두려웠는데, 정체된 구간을 지났던 그 일 후에 제가 주목하지 못했던 남은 구절이 보였습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아라 어디로 가든 형통할 것이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면서 어디로 가든 형통한다는 이 말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때, 아브라함에게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억지로 성취시키려다가 실수로 이스마엘을 낳은 그에게 다시 나타난 하나님은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니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라는 말씀하셨습니다. ‘똑바로 살라’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하나님은 왜 스스로를 ‘전능하다’ 말씀하셨을까요? 인간적인 판단으로 하나님의 계획을 망가뜨린 아브라함이 그 일을 어떻게 수습하며 그 벌을 어찌 받나 절망에 잠겨있던 때에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너무나도 큰 위로가 되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중심을 두고 그의 법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 와중에 내가 실수하고 내가 잘 못해도 하나님은 무엇이든 만회하고 전화위복 되게 하실 만큼 전능하시며, 무엇이든 바꾸실 만큼 나를 사랑으로 바라보시는 것이구나, 그의 전능하심이 나를 위하신 것이구나, 그를 따르는 자들을 위한 것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매와 채찍을 들고 나와 우리의 발걸음을 세시며 때리기를 준비하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우리가 나약한 육신과 혹독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주인이신 주님께 드리고, 겸손히 그의 뜻을 향해 나아가려고 애쓰는 것만으로 그분에게 충분한 것이라고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내 손이, 내 힘이 필요할 만큼 약하거나 부족한 분이 아니시니, 우리가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주인으로 받아들이며, 삶의 우선순위를 받으시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이유라도 하나님께 다가가고 주님과 함께 걷고자 한다면 주님은 크게 기뻐하시고 맞이해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도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을 삶의 주인으로 받아들이면, 주님의 사랑을 느끼며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런 기회와 마음을 우리에게 주시며 앞으로도 주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