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송구영신예배 간증자 - 이기윤 청년

   안녕하세요? 성린교회 청년부 24살 이기윤이라고 합니다. 저는 여태까지 살면서 친구들이 물어보면 나는 기독교인이고 일요일마다 교회도 잘 나가는 모태신앙이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일요일마다 교회를 나가는 건 어렸을 때부터 그냥 어머니의 잔소리에 의해 길들여진 습관적인 삶의 패턴 중 하나였고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군대 가기 전 주일에 술 냄새에 찌든 상태로 성린교회에 와서 기도도 받고 용돈도 받아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 이곳에서 말하고 있을 줄 몰랐습니다. 먼저 제가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전역할 때쯤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 있던 누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워킹홀리데이란 젊은 청년들에게 1년 동안 외국에 나가서 일하고 여행도 할 수 있게 나라에서 비자를 주는 것을 말합니다. 누나에게서 온 연락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는 확신이 있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질문을 들었을 때, 모태신앙이라고 하면서 살아왔고 하나님이 계시다고는 생각해봤지만 사실 깊게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것 같고, 내가 믿고 있는 건가? 그냥 단순히 신의 존재를 믿는 거? 그냥 스스로 제 편한 쪽으로만 합리화하면서 살아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나는 그곳에서 주님과 되게 가까워진 사람 같아보였고  문득 부럽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잠시뿐이었고, 저는 원래 제가 좋아했던 온갖 세상적인 것을 좇으며 제 자신을 아끼지 않고 친구들과 밤새 술도 먹고 세상적인 생활을 즐기고 제 마음대로 살기 바빴습니다. 하나님을 단 한순간도 생각하지 않으며 말이죠. 그렇게 전역을 하고 이제 완전히 자유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더욱 세상적인 것들과 어우러지며 저만의 삶에 빠져 살았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중 누나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너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오면 좋겠다고, 부모님께도 다 말해놨으니 오라고 했습니다. 해외에 나가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아 드디어 나도 해외에 나가보는구나’하고 좋다며 그렇게 호주로 떠났습니다. 호주에서 제가 처음에 정착한 곳은 누나가 다니는 교회에서 가까웠고, 또 교회에서 훈련받고 있는 형제들과 전도사님이 같이 살고 있는 집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일하고 공부하는 시간 외에 대부분 교회에서 봉사하거나 기도하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모두 제 또래였지만 젊은 시절을 하나님께 헌신하기로 결단한 그들의 모습이 저에게는 새롭기도 했지만 이질적이기도 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기독교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지만 삶과 종교가 전혀 일치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그러한 공동체 분위기 속에서 답답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그 교회에서 뜨겁게 부르짖으며 기도하고, 전심으로 기뻐 춤추며 주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주님을 믿어야 저렇게 할 수 있는 거지?’ 라는 호기심이 생겨났습니다. 그러한 호기심들은 무뎌지고 일상에 익숙해져가고, 식당에서 서빙을 하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서 같이 사시는 전도사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기윤아, 교회가 바로 집 옆이니까 하루에 단 오 분이라도 교회에 가서 같이 기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괜찮다면 일 끝나고 교회에 들러서 기도하고 가렴.” 저는 어렵지 않다는 듯이 알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무슨 일인지 일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단 오 분! 교회에 들르는 것이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자꾸 타협하며 회피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단 하루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집 문을 열려고 하는데, 집 열쇠를 포함해서 현금 백만 원 이상이 들어있는 지갑이 없어진 겁니다. 큰일이다 싶어 그 야밤에 왕복 40분정도 되는 거리를 두 번이나 후레쉬를 켜고 바닥을 살피며 뛰어다녔습니다. 지갑은 없었습니다. 체념하고 이제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갔다 오자 하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마음속으로 주님께 도움을 청하는 대화를 던졌습니다. “주님, 지갑을 찾게 해주시면 헌금도 많이 할게요. 한번만 도와주세요.” 정말 거짓말처럼 몇 번을 왕복해도 길바닥에 보이지 않던 지갑이 길 한가운데에 떨어져있었습니다.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해서 바로 감사기도를 드리러 교회로 뛰어갔습니다. 

   교회를 갔을 때 맨 앞자리에서 기도하시는 몇몇 분들이 계셨습니다. 기도를 별로 해본 적이 없었던 저는 맨 뒷자리에 앉아서 감사하다는 말을 마음속으로 몇 번 반복한 후, 그자리가 편해서 그냥 눈을 감고 기도를 멈추고 가만히 쉬고 있었습니다. 그때 눈을 감고 자연스럽게 주님께 물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주님 저는 잘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은 주님이 인생의 전부라고 하며 주님만 바라볼 수 있는 믿음을 가진 것 같은데 저는 왜 그런 믿음이 없는 건가요?  정말 주님이 세상의 진리이시고 유일하신 신이라면 저도 그런 믿음 가지고 싶어요. 하지만 제 마음에는 지금 아무런 감동도 주님을 향한 마음도 아무것도 없네요. 라며 마음으로 주님께 말했습니다. 그 순간 말로 할 수 없는 탄식과 눈물이 쉴 새 없이 나왔습니다. 이유는 몰랐습니다. 그냥 그날 밤 한참을 통곡했습니다. 통곡의시간이 끝나고 무슨 특별한 마음이 생기거나 제 삶이 변한 건 아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자고일어나 다시 일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한건 그날이후로 매일은 아니지만 퇴근 후에 교회로 가는 일이 조금씩 잦아지게 되었습니다. 믿음이 없던 저에게는 기도할 때, 정말 벽에 대고 말하는 것 같고 허공에 말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기도의 시간이 왠지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어느 날 교회에서 3일간 진행하는 킹덤컨퍼런스라는 부흥회가 예정되어있었습니다. 저는 부흥회가 처음이었는데 3일 동안 하루에 여섯 시간정도씩 예배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정말 피곤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부흥회가 시작되고 저는 기도할 때에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을 알게 해 달라고 주님을 만나고 싶다고, 저는 그 부흥회에서 제가 얼마나 처절한 죄인인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 그러한 저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은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걸 체험했습니다. 긴 시간 예배에 익숙하지 않아서 피곤할 것만 같았던 제 영혼과 육은 그 부흥회에서 성령님의 이끄심으로 완벽한 시간이었습니다. 여태까지 교회를 다니면서 아주 가끔, 기분 따라내는 작은 헌금은 해봤지만 그 집회이후 태어나서 내본 적 없는, 기쁨으로 드리는 헌금과 십일조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내 모든 것은 주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사실이 저에게는 당연해 졌기 때문입니다. 그 날 이후 저는 확 바뀌었을까요? 그건 아니었습니다. 제게는 내려놓지 못한 나의 많은 욕심들이 제 안에 남아있었습니다. 제가 억지로 끊으려고 하면 되지 않고 기도로 계속 구할 때 자연스럽게 주님은 그것을 이루어주신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기도할 때 언제나 듣고 계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제가 버리지 못한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주님이 기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술과 담배, 유흥과 멀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이 하나둘씩 주님보시기에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저는 아직 유혹에 많이 넘어지고 너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저에게는 기도와 말씀이 필요할 것을 압니다. 기도와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항상 주님을 붙들며 살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음 그렇게 호주에서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올해 6월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대장암3기 판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전이확률이 높고 개복을 해야 하는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급하게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누나와 저에게 근심 걱정이 아닌, 어머니 완치에 대한 확신을 강하게 주셨습니다. 요한복음 11장4절 말씀처럼 어머니의병은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병임을 믿음으로 선포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거짓말처럼 3기였던 암은 수술결과 2기 초로 정정되었고 수술도 개복수술 없이 완벽하게 잘되었습니다. 항암치료 또한 필요 없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우리의 생각보다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시는 주님이심을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지금 완전히 회복하시고 건강하십니다. 주님은 그 시간을 통해 더욱더 기도하게 하셨고, 주님과 더욱 많은 교제의 시간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호주에서 한국에 돌아올 때에 세상적인 것들과 유흥문화를 접하기 쉬운 한국 땅에서 혹시 내가 많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까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전부 기도가 되었고, 그 기도로 인하여 많은 부분에서 승리 하고, 여전히 주님을 너무 사랑합니다. 주님이 저를 호주로 부르셨던 건 우연이 아니라 주님의 온전한 계획 아래 있었음을 믿습니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렇기에 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