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을 회상하며

박삼성권사

  성린교회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게 되었다. 교회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지금의 자리에 현재의 교회로 건축하게 된 과정 속에 임하신 하나님 은혜를 회상해본다.

  우리 교회는 가좌2동 진주아파트 1동 건너편에 있는 건물 지하에서 예배자리를 잡고 개척을 시작하였다. 교회개척을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난 후 현재 위치 120평에 교회 건축을 하게 되었는데 당시 나는 30대 초반 이었고 교회 건축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그저 기도하고 건축헌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교회 건축 규모는 작았지만 당시 건축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담임 목사님 혼자서 동분서주하시며 힘들게 진행하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교회 터파기 공사 중 신동아빌라 사람들의 방해로 공사를 몇 개월 중단해야했고 건축업자들의 무리한 요구에 힘들어하시는 목사님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해야 했을 때 참 미안한 마음이었다.‘우리 교회에 건축 전문가가 있으면 목사님께서 저렇게 힘들이지 않아도 될텐데...’라며 건축 전문가가 없는 것에 대해 원망 아닌 원망도 하게 되었다. 이웃 주민들의 방해와 반대, 건축업자와의 갈등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교회는 완공되었다.

  이후 교회는 더욱 부흥되어 증축을 하였지만 계속적으로 더욱 더 부흥 하여 다시 건축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그 당시 교회 근처에 있는 가좌주공아파트가 재건축을 하게 되었는데 내부 갈등으로 서로 부딪히고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럴 때 마다 나는‘왜 저렇게 갈등이 있을까? 서로 사리사욕 없이 정직하게 일하면 될텐데...’라며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곤 했다.

  그즈음 내가 살고 있던 빌라에서 재건축을 한다고 하였다. 교회 근처에 재건축을 하는 아파트의 부정적 모습을 보면서‘내가 하면 정직하게 할텐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우리 빌라의 재건축 아파트 총무일을 맡게 되었다. 이 일이 얼마나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경험이 많아야 하는 지도 모르고 주민들을 위해 정직하게 해보리라는 마음만 가지고 달려들었던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겁 없이 달려들어 앞으로 다가올 문제들이 얼마나 많고 큰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아파트를 재건축하면서 계약서 작성하는 것부터 건설사 선정하는 방법, 은행 대출 등 건축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며 실행해나갔다. 그런데 공사 도중 건설회사가 부도가 났다. 그것뿐만 아니라 건설사 대표가 아파트 다섯 채를 사채업자에게 팔고 도망을 간 것이었다. 건축 하청업자들이 밀린 월급을 달라고 술 먹고 와서 행패부리고 사채업자는 건달들을 보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은행에서는 자금을 제대로 지급하질 않는 등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

  건축이 중단 된 상태라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지하가 무너질까봐 펌프로 물을 퍼내고 또 사채업자들과 소송 문제등으로 변호사를 만나는 등 정신없이 지내면서 하나님을 원망하게 되었다.‘내가 사리사욕을 위해 이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믿는 사람으로서 정직하게 재건축을 하려했는데 이렇게 어려운 일들을 겪게 하십니까?’정말 그 때는 자살하는 사람의 심정을 알 것만 같았다. 내가 하나님을 알지 못하였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지 모를 지경이었다. 강박감이 얼마나 심했었는지 새벽에 화장실을 가다가 몇 번이나 기절을 하였고 한번은 기절을 하면서 앞으로 쓰러져 앞니가 다 부러진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찔하고 숨 막히는 순간이었다.

  하나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도원에 가서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부르짖으며 금식기도도 하고 새벽 예배에도 나가 기도하였다. 하나님은 나를 철저하게 낮아지게 하셨고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셨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담임목사님께서 교회건축 총무 일을 맡으라고 하셨다. 나는 나의 이런 상황(재건축으로 인한 어려움)을 누구한테도 이야기한 적이 없었는데 목사님께서 교회건축 총무 일을 하라고 하셔서 너무 신기하고 놀랍기만 했었다. 처음 교회를 건축할 당시 목사님 혼자 너무 애쓰시며 건축하는 모습을 보며 아무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건축 전문가가 없는 것에 대한 원망하는 나의 넋두리를 하나님께서 들으시고‘나에게 이런 여러 가지 혹독한 훈련을 통해 준비시키지 않으셨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아파트 재건축 일을 통하여 내성적이고 소심한 나의 성격까지도 바꿔놓으셨다. 사채업자, 이웃 주민들의 거친 행동과 민원 문제, 소송 문제 등을 겪으면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담력과 담대함도 주셨다. 아파트 재건축을 하면서 경험한 여러 가지 일들이 결국 교회 건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경험하게 하는 하나님의 계획이셨던 것 같다. 당시 재건축과 관련된 일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교회 건축 일을 하라고 지금까지 훈련시킨 것이라 믿고 순종하며 교회 건축 총무일을 맡게 되었다.

  교회 건축을 하는데 있어 성도들이 부담을 느끼면 은혜가 되지 않으니 건축 자금이 10억 정도 모여지면 진행하자는 쪽으로 제직회의를 통해 의견이 모아졌다. 태안에 있던 수양관 부지를 팔고 건축 작정 헌금이 어느 정도 모여지면서 교회 건축이 시작되었다. 교회 건축을 하면서 첫 번째 부딪친 문제가 임시 예배 처소였다. 교회 건축을 시작하면 예배는 기존 교회 건물에서 드리고 교육관을 먼저 신축해서 교육관이 완공되면 교육관에서 예배드리고 다음으로 기존 교회 건물을 허물고 본당을 지으려는 계획이었는데 막상 건축을 진행하다 보니 교인들이 교회를 출입하는 과정에서 안전문제가 큰 문제로 대두되어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임시 예배 처소를 구하는 일이 시급하게 되었다. 교회 근처에서 기존처럼 몇백명이 예배 드릴만한 건물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동양급식(SRC) 회사 건물에 임시예배처소를 예비해주셨다. 교회건축을 완공할 때까지 이 건물에서 예배드리는 것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고 새벽예배, 철야예배, 수요예배, 교회학교, 성가대, 전도대, 공동식사, 주차 등 교회에서 하던 모든 사역을 다 할 수 있도록 예비해주셨다. 임시예배 처소였지만 성도들도 더욱 늘어나게 해주셨다. 신동아빌라 이웃주민들의 지나친 방해와 무리한 요구한 때문에 힘든 적도 있지만 이런것 때문에 전 교인들이 더 기도하게 하시고 교회 건축이 끝날 때 까지 모두가 긴장을 멈추지 않게 해 주신 것도 하나님 은혜인 것 같다.

  길을 가다가도 멋지게 지어진 교회가 있으면 그 교회에 들어가 건축위원장님을 만나고 교회 건축 과정을 소상히 듣곤 하였다. 한결같이 많은 분들이 교회 건축의 어려움을 얘기하곤 하셨다. 그때마다 교회 건축이 돈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회 건축 위원장이셨던 강동욱장로님과 건축위원들이 구성되어 각 분과별로 활동을 나누었다. 장로님들을 중심으로 음향, 조명, 성물, 설비 등 각각 팀을 구성하여 서로 일을 나눠서 하게 되었고 서로 의견이 일치될 때까지 많은 의견을 나누었다. 전문가들은 아니었지만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을 다해 수고하여 아름다운 교회를 건축하기에 이르렀다.

  건축이 완공되고 입당예배를 드렸을 때의 그 감격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마음속으로 감격이 벅차오르고 기뻐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목사님 이하 모든 교인들이 나와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교회 건축 과정에서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더라도 모든 교인들이 건축 위원들을 믿고 격려해주고 모든 성도들이 기도하며 작정하여 헌신함으로 40억 정도 소요된 교회가 아름답게 완공된 것이라 생각하면 새삼 하나님 은혜에 감사할 따름이다.

  교회 건축한지 십여 년 이란 세월이 흘렀다. 받은 은혜대로 직분에 충성을 다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교회 위하여 눈물과 기도로 내 생명 다하기까지 늘 봉사합니다~’라는 찬송가 가사를 읊조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