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세워진 성린교회

김일영장로

  교회 역사를 생각하니 그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1989년 10월 15일, 진주 아파트 1단지 정문 앞 건물 지하 30평에서 우리 성린교회는 개척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날 사모님께서 제게 첫 예배 기념 떡을 보내주셔서 저는 이 교회에 나오게 되었지요. 제가 성린교회 제 1호 떡전도 성도인 셈입니다.

  출석하면서 사모님께 전해들은 얘기에 의하면, 우리 교회는 원래 린나이회사의 사내 교회였다고 합니다. 김지연목사님께서 사내 교회에서 벗어나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교회를 만들려는 뜻을 품고 개척하시려고 할 때 린나이 사장이신 강성모장로님께서 여러 배려를 해 주시려 했지만 목사님께서는 다 거절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장로님이 어쩔 수 없이 120평 땅만 사 주셨다고 하시네요.

  교회 개척 당시 제가 진주 1단지에 살고 있었는데, 몇 안 되는 성도들 중에 제 집이 교회와 제일 가깝기 때문에 십자가등을 저녁 기도하러 가면서 켜고 새벽기도 끝나고 나오면서 끄는 헌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십자가등이 수동이었어요. 26년 전이지요.

  십자가 등 켜는 일부터 새벽기도, 저녁기도, 모든 예배가 너무 기쁘고 교회생활이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지하교회의 강대상 앞 작은 공간은 성도들이 둘러앉아 기도하는 기도방이자 교인들이 둘러앉아 예수님 이야기를 나누는 교제의 안방이었지요. 건물 추녀의 작은 공간이 부엌이었고 교회 안에서는 멋진 식탁이 금방 이루어지곤 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교회 성도들은 린나이 회사에 재직하는 청년들이 대다수였어요. 그러다 보니 사모님이 음식을 많이 해갖고 오셔서 청년들을 섬기셨고, 성도들도 그 사랑에 전염되어 집에 있는 것을 가져와 함께 나누며 사랑의 식탁공동체를 이루곤 했습니다. 뒤돌아보니 한 가족처럼 지내며 참으로 감사가 넘치는 생활이었습니다.

  교회는 좁은 지하이고 몇 안 되는 성도들이었지만, 각각의 성도가 교회를 참 사랑했던 거 같아요. 한 성도는 퇴근길에 교회에 들러 교회를 둘러보며 밤늦게까지 교회 내외를 보수하시고, 한 성도는 기도하시고 교회에서 주무시면서 교회 구석구석을 쓸고 닦으시고, 어떤 성도는 헌금하고 봉사하는 재미로 교회에 오시고, 어떤 성도는 기장(기독교장로회) 교회를 찾고 찾아 우리 교회에 오셨는데 교육부서에서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섬기시네요.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겸손하실 뿐 아니라 경건의 모범을 보여주셨고, 성도들은 목사님을 통해 들려지는 말씀을 통해 좋으신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하나님의 거룩을 닮아가는 교회, 정외와 평화, 생명이 있는 교회를 이루는 데에 온 성도가 한마음이게 하셨지요.

  하루는 장마철에 비가 엄청 쏟아져서 창틈으로, 또 벽을 타고 물이 너무 많이 들어왔어요. 지하 교회가 물바다가 되어서 양동이로 물을 치우는 와중에 (강장로님이 사주신) 우리 땅에 천막교회라도 짓자고 건축위원회가 발족되었습니다. 성도들은 건축헌금을 작정해서 적금을 6개월 넣으면 대출을 받는 조건으로 적금을 가입하고, 목사님께서는 거주하시는 집을 제공하시어 거금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사모님의 간증에 많은 성도가 은혜를 받았어요. 복음송‘죄 많은 이 세상은 내 집 아니요 내 모든 보화는 저 천국에 있네...’많이들 아시지요? 사모님이 자신도 모르게 이 찬송을 부르고 있노라고 하시면서 목사님과 사모님이 기도하시고 내리신 결단에 우리 성도들이 감동을 받아 적지 않은 성도들이, 청년들까지도 기쁨으로 적금을 들고 동참했습니다. 건축헌금이 조금씩 모아지고 있을 때, 지하 83평, 지상 67평, 공사비 2억5000만원, 연건평 150평으로 기공예배를 드렸습니다. 기공예배에서 목사님께서 진주아파트를 향하여 영혼 살리는 황금어장이라 말씀하시고 축도하셨는데, 그 말씀이 예언이 되어 교회를 이루신 하나님의 은혜에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감사드립니다.

  우리 교회는‘건축허가 설계’ 당시부터 길이 없는 땅이었어요. 건축주가 신동아 빌라를 건축하려고 마당에 사도로(私道路) 길을 내 놓았던 덕분에 담이 쳐진 상태에서도 교회 건축허가가 나왔습니다(지적공사에서 확인). 이때부터 기적이었습니다. 120평 교회 땅 주위는 조금씩 나누어져 주인들이 있었어요. 지금의 교회 앞 길가 또한 남의 땅이었지요. 현재 교회 건물의 주차장 들어가는 길가는 120평 주인의 오두막집이 있었고 교육관 쪽 땅도 일명 도너츠땅이었는데 따로 주인이 있었어요.

  교회 건축은 순조롭지 않았어요. 기공 이후 신동아 빌라 주민들이 지하 땅 파진 곳에 자리를 깔고 눕거나 공사하는 중장비에 매달리더니 16가구가 한 가구당 300만원씩의 보상을 요구했어요. 8개월간 교회 건축 공사가 중단되었고 그때부터 성도들의 기도는 오히려 더욱 간절해져 갔습니다. 온 성도가 참여하기 위해 매일 3부씩 새벽기도를 했어요. 가능한 사람들은 1부 5시에, 직장인과 학생들은 2부 6시에, 아기엄마들은 3부 10시에 기도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10일간 금식기도도 하셨어요. 한번은 몇 명의 성도가 새벽기도가 3부도 끝난 줄 알고 12시경 교회에 왔는데 목사님께서 강대상에 엎드려 통곡하시며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목사님을 따라 기도의 동역자로 헌신을 결심하였고 온 성도에게 기도의 헌신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온 성도가 교회 건축현장에서 여리고 새벽작정기도를 시작했어요. 첫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는 공사현장을 한 바퀴씩 돌고 통성기도로 부르짖고, 일곱째 날에는 일곱 바퀴를 돌고 통성기도로 부르짖었어요. 또 기적이 일어났어요.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무너뜨린 것처럼 우리교회에도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건축이 곧 이루어질 줄 우리에게 확신을 주셨고 정말 이루셨습니다. 신동아 빌라 16가구가 한 가구당 300만원씩 요구하던 것이 50만원씩 주기로 협상이 되어 공사를 재개하게 되었지요. 기도응답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동안 신동아 빌라 주민들한테 어려움과 봉변을 때때로 당했고 매 맞을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지어 갈 때는 아픔도 우리에게 부르짖을 수 있는 복이었음을 지나고 나니 깨닫게 되네요.

  교회 주변을 보면 길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땅이 길이 되어 입당 예배를 드리고 성린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얼마 후 지금의 주차장 들어가는 쪽으로 120평 땅 주인의 오두막집이 헐리고 좁은 골목길이 지금의 넓은 길이 되었습니다. 오두막집이 헐리고 9평 남짓한 곳에 1층 8평, 2층 7평의 작은 건물을 짓겠다고 억지를 쓸 때 한 성도가 찾아가서 교회 앞에 까치집을 짓느냐고 울며 사정했고 협상이 되어 그 땅도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길이 있는 제대로 된 교회 모습으로 교회의 준 이층을 증축하고 준공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기도로 이루어졌음을 확신합니다.

  이 무렵 교회 앞 땅을 서인천교회가 성업공사에서 낙찰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어요. 우리교회 옆에 서인천교회가 건축을 한다면 교회 2개가 나란히 붙어있게 되는 거지요. 성도 몇 명이 서인천 교회를 찾아가서 낙찰 받은 가격보다 더 주겠다고 우리 교회로 돌려달라고 사정했지만 서인천교회 목사님이 허락하지 않더군요. 다시 성업공사 담당직원의 집을 찾아 갔지만 서인천교회 목사님의 동의 없이는 자기들이 변경할 수 없다고 대답하더군요. 결국 못 사고, 그 때 가림초등학교와 지금의 길이 넓은 밭이었는데 성업공사에서 추천해서 서인천교회 땅과 붙은 그 밭을 사게 된 것이 나중에 보니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교회 앞 땅은 서인천교회 땅이라 늘 기도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몇 년 후, 서인천교회에서 우리 교회 앞에 그들의 교회를 짓는다고 해서 다시 그 땅을 사려고 시도하니 낙찰 받은 값에 비해 훨씬 비싼 값을 불렀습니다. 너무 비싼 값을 요구해서 잠시 주춤했지만 목사님께서는‘서인천교회는 성린교회에서 축복해 주고 우리 성린교회는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신다’는 응답을 받으셔서 비쌌지만 대출을 받아 그 땅을 매입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집을 또 파셨습니다. 이전에 교회 건축할 때 내 놓으셨을 때는 한 성도가 삼복더위에 이사 하시는 것을 도와 집값을 대신 내 주었는데 몇 년 후 교회 형편이 나아졌을 때 돌려받았습니다. 목사님께서는 부모님 유산과 종중에서 받은 유산도 다 교회에 헌금하셨습니다. 두 번째 집을 팔아 건축헌금으로 하나님께 드리시고 빌라 5층으로 이사 하셔서 고생을 많이 하셨지요.

  가림초등학교 주변이 쓰레기장이었을 때 성업공사 추천으로 샀던 밭이, 주변이 정리 되면서 가림초등학교와 큰 길이 생기면서 정부에서 보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보상금으로 충남 태안에 교회 수양관 부지를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교회와 붙어있던 일명 도너츠땅은 땅 주인이 교회에 찾아와서‘내가 암에 걸렸는데 살아 있을 때 쓰고 살겠다’고 교회에서 사기를 권하여 자연스럽게 매입했습니다. 120평 우리교회 땅이나 일명 도너츠땅이나 똑같이 길 없는 땅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 성린 교회와 성도들을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첫 번째 교회를 건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받았어요. 교회가 부흥하고 성도가 많아지면서 교회 공간이 많이 부족하게 되었고, 다시 교회 재건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2004년 4월 1일, 다니엘 기도를 강대상에서 선포하시고 두 번째 지금의 교회 건축을 시작하였습니다. 7월 1일 건축헌금을 작정하고, 이후 수양관 부지를 매각하여 건축대금 일부를 마련하였으며, 교회를 다시 짓는 동안 임시로 동양급식 건물을 빌려 예배를 드렸습니다. 입당예배, 헌당예배를 드린 지금의 교회 건물, 그리고 우리 성도님들을 보면 감사와 찬송이 넘치고 하나님께 영광 돌려 드립니다.

  주님! 다니엘 기도의 불을 더욱 우리 성린교회에 충만케 하셔서 성령의 불도가니가 되게 하소서. 우리가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놀랍게도 26년 전 하나님이 먼저 계획하셨고 이루어진 현실을 보며 주님의 일하심을 깨닫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황홀합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우리 성도 각 사람을 창세전에 택하시고, 정하시고, 부르시고, 의롭게 하시고, 영화롭게 하심을 믿고 감사드립니다. 우리 성린교회가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는 교회가 아닌 오직 예수님만 선포하고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가는 거룩한 교회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