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이곳 성린교회에 다닌지 약 2년이 조금 넘은 우영아집사라고 합니다. 저는 초신자로써 이곳 성린교회에 왔습니다. 지금도 신앙 생활 연수로 보나 뭐로보나 초신자입니다. 그런 제가 왜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는지 저 자신도 조금은 어리둥절 합니다. 그러다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예수님을 믿고 나서 얻게 된 것이 하나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눈치입니다. 사람 사이에서 느끼며 보게 되는 눈치가 아니라 매순간 예수님의 사랑을 빨리, 그리고 깊게 알아차리는 저만의 눈치입니다.

  제가 예수님을 알기 전에는 눈치가 참 없었습니다. 그냥 평범하고 유복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공부는 항상 상위권이었고 친구들한테 인기가 좋아서 저를 사이에 두고 싸우는 친구들은 학년이 바뀔 때 마다 꼭 생겼습니다. 대학시절엔 남자가 대부분인 과에서도 과 톱을 놓치지 않았고 취직할 때는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취직했더니 대우가 너무 좋았습니다. 한번은 회사에 대통령께서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400명이 넘는 직원 중에 저와 사장님이 대통령 양 옆에 앉아 식사를 할 정도로 좋은 대우를 해 주셨습니다.

  그러던 중 저의 시련은 서서히 시작되었습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제 맘대로 다니며 생활하던 때와는 너무도 다르게 모든 게 제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도, 남편도, 제일 큰 것은 몸도 마음도 변해버린 제 자신이 너무 실망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눈치없이 누렸던 행복이 있었기에 불행도 크게 느껴져 우울증이 심하게 왔습니다. 결국 저는 하나님께서 내밀어 주신 손을 잡고서야 우울증에서 빠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눈치는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알아차리는 눈치 말입니다. 교회는 다니고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잡아주신 손에서 제 손을 놓았다 잡았다를 반복하는 생활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눈이 번쩍 뜨이고 정신이 번쩍 드는 시련이 왔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눈치좀 있으라니까!’ 하시며 등짝을 한 대 때리시는 것과 같이 느껴졌습니다. 젊은 나이에 암이 걸린 것입니다. 감기나 마찬가지다 하는 갑상선암이었지만 암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밀려오는 불안감과 죽음에 대한 공포,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은 정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아무튼 저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 큰 시련에서 벗어나고 이제 남들에게도 자부 할 수 있는 눈치가 하나 생겼습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상이지만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언제 어느 곳에서나, 매순간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기에 이 모든 것을 허락해 주시는지 그 기쁨만으로도 눈물이 맺히는, 그 정도 눈치가 생겼습니다. 이제 어떤 일을 하여도 ‘아, 하나님 사랑으로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를 금방 깨닫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너무 잘 나가서, 모든 게 다 잘 되고 있어서, 또는 반대로 너무 큰 고통 중에 있어서 아직 예수님을 알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처럼 등짝을 맞으시기 전에 먼저 나와 주시면 어떨까요? 분명 저보다 더 큰 시련을 겪으실지라도 어떻게 그 시련을 이겨내고 또 다른 삶을 살게 되는지, 하나님께서 다 알려 주신다는 걸 진정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동안 교회에 다닐 기회는 있었지만 왜 내가 교회에 다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예수님을 믿고 교회에 다니면 그 다음부터 어떤 짐을 질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자유로운 생활이 없어질 것 같았습니다. 맞습니다. 어느 목사님 책에서 본 내용이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삼아 주시면 우리 등에 쌀가마니를 하나 얹어 주시고 지고 가라고 하신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쌀가마니를 너무 무겁고 힘겨워 합니다. 하지만 그 쌀가마니는 하나님께서 밥 해 드시려는 쌀가마니가 아니라고 합니다. 결국 우리를 위해 마련해 주신 쌀가마니라고 합니다. 우리는 그 쌀가마니 덕분에 세상 사람과 구별되게 영원히 하나님의 보살핌을 받고 궁핍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나중에 그것을 깨닫는 순간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고 계셔서 지금 이 자리에도 여러분이 앉아 계셨음을, 이 자리가 이미 예정되어 있었고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었던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루어진 계획이었음을 진정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