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3일. 임신 4개월이던 큰딸이 울며 “엄마, 유산됐어” 하는 전화를 받고 급히 전라도 순천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낙심하던 딸을 위로하며 며칠간 돌보던 중 어느 날 새벽 2시경 딸이 머리가 심하게 아프다며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고 울면서 12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린다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제정신이 아닌 듯 했고, 어떻게 할 줄도 몰라 다급함에 기도를 했습니다. 새벽이라 물어 볼 사람도 없어서 그냥 “하나님, 예수님, 더러운 마귀 사탄아 예수님 이름으로 물러가라”고 소리를 쳤지요.

  그런데 딸이 얼마나 요동을 치는지 힘은 장사가 되어 진정을 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힘껏 붙잡고 기도하다가 나중에는 딸을 눕혀 놓고 가슴에 올라타서 기도를 했습니다. 딸은 이미 제 딸이 아니었어요.

  목소리도 딸 목소리가 아닌 괴물의 목소리 같고, 힘은 장사고, 눈알은 핑핑 돌아가고.... 저도 제 정신이 아닌 채로 기도했고, 딸은 있는 대로 몸부림을 치고, 평소 교회를 잘 다니지 않던 사위도 너무 놀라 성경책을 읽고, 주기도문을 읽고.... 그러던 중 딸 속에 들어간 마귀가 사위에게 저를 가리키며 “얘 빨리 집으로 보내. 무서워 죽겠다. 니 딸을 모두가 미워하게 만들거야. 얘는 내꺼야. 난 얘가 아주 좋아.”

  괴상한 소리로 마귀의 목소리는 계속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땐 저도 무척 무서웠습니다.

  사실 저는 15년 전 믿음 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그만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초부터 성린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며 15년 만에 예수님을 다시 만나 제자반 공부도 하면서 믿음을 회복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던 중이었습니다. 괴성을 지르는 마귀의 목소리가 무서웠지만 예수님을 생각하며 용기를 내 “더러운 사탄아 썩 물러가라” 했고, 사탄은 “얘가 나를 좋아해, 나도 얘가 좋고. 얘 말고 누구한테 가?” 하길래 문득 성경말씀에 예수님이 귀신들에게 돼지한테로 가라고 했던 구절이 생각나, 마침 아파트 길가 옆 큰 개가 짖길래 ‘저기 있는 개한테 가라’ 하고 한참을 기도했고, 새벽 4시 쯤 좀 안정을 찾아 딸을 재웠습니다.

  딸은 그 때를 시작으로 하루에 한 번 아니면 이삼일에 한 번씩 그런 발작을 일으켰어요. 하루는 우리교회 목사님께 전화로라도 기도를 받고 싶어 전화하려고 했더니, 딸이 또 발작을 하며 전화하지 말라고 소리소리 지르며 눈을 벌겋게 뜨고 야단을 했어요. 그래도 억지로 수화기를 귀에 대줬더니 딸은 목사님께 “너가 자꾸 괴롭히면 오늘 밤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어요. 발작은 밤낮도 없이 이어지고 한 달 이상 밤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어느 날은 집회에 참석하러 가던 중 운전 중이던 딸이 또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며 펄쩍펄쩍 뛰고 소리를 질러대 조심하라고 하는데 “그러면 니가 운전해라. 오늘 그냥 죽여버리겠다” 고 했습니다. 이제는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중 딸 목소리가 다시 나지막해져 “엄마, 머리 아파. 기도해줘” 하는 소리에 눈이 번쩍 뜨여 머리에 손을 얹고 “사탄아 물러가라” 소리치며 생각나는 대로 기도했어요. 그랬더니 얼마 후에 딸 온몸이 땀으로 젖어오고 머리에서도 땀이 줄줄 흐르더라구요.

  교회에 열심히 나와 계속 기도 받고, 예배드리고 하다 보니 딸이 점점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제 정신이 들면 자기가 발작했을 때 했던 일을 듣고 점점 마음을 다잡는 듯 했고, 기도를 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마귀 목소리도 줄어드는 것을 보며 그동안 소홀했던 믿음생활을 반성하더라구요.

  딸을 인천에 데리고 와서 우리교회에 같이 나오고, 기도 받으며 완전하지는 않지만 많이 안정을 찾았습니다. ‘예수님’,‘하나님’ 이름의 힘이 얼마나 큰지,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지 느꼈고, 15년간 믿음을 잃어버리고 산 제 잘못을 울며 반성하며 기도했던 한 달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찾은 믿음을 버리지 말고 꼭 잡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딸도, 그동안 믿지 않던 사위도 열심히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딸의 고통스러운 일로 인하여 잃었던 저의 믿음을 찾게 해주시고, 딸과 사위에게도 예수님을 잘 믿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믿기지 않는 이 일을 전하며 여러분도 하나님을 붙잡고 놓지 않는 복된 삶을 사시길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