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고 주일을 지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중고등학교 시절 역시 학생부 임원을 할 만큼 남들 보기엔 믿음 좋은 착한 아이였습니다. 20살이 넘어서면서 대학에 들어가서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고, 힘들 땐 주님을 의지하며 기도해야 함을 아는 그런 평범한 신자였습니다. 대부분의 크리스찬들이 그렇듯 예수님은 나의 죄 때문에 돌아가셨고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언제나 나를 지켜 주시고 함께 하시는 분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에 감동이 없었습니다. 찬양을 하며 기쁨이 넘친다거나 회개를 하며 눈물짓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모습들이 나타날까? 신기하다고만 느낄 뿐이었습니다. 더욱이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이란 단어를 들으면, 피라는 인간적인 생각에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에 있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알지 못하고 나를 위한 세상, 난 남들보다 죄도 없고 깨끗하다는 자만함과 교만함에 감사란 것도 잊고 지냈습니다.

대학을 졸업 한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러면서 알게 된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들보다 더 많이 신뢰하고 의지했던 그 친구들로부터 배신감과 상처를 받고 난 후에야 저는 하나님 앞에 무릎 꿇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저의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고 미움과 아픔이 너무 커서 어딘가에 의지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앞에 도와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고, 기도하는 가운데 내가 가장 큰 죄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보다 죄가 많고 더러운 사람은 없을 만큼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셨고, 나 같은 죄인도 용서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나니 그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2007년에 교회에서 실시한 성경대학인 제자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공부를 할수록 예수님 안에서 섬기지 못하는 제 부족한 모습과 회개해도 돌아서서 죄를 짓는 모습들에 죄책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내 안의 이런 죄들까지 용서해 주실까?’ ‘이건 정말 너무 큰 죄들인데’ 하는 죄에 대한 고민과 무게에 더 마음이 아파오고 좀 더 일찍 예수님의 사랑을 알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죄를 짓진 않았을 텐데라는 후회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다 예수님의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 그 보혈로써 죄인에서 의인으로 거듭남을 배우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로마서 3장 23~24절 말씀인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예수님의 보혈로 용서받지 못할 죄가 없으며 율법아래 있는 것이 아닌 그 말씀을 믿음으로 모든 죄를 용서 해 주시는 은혜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그 진리를 알게 되었을 때 마음의 모든 죄들이 씻겨나가는 것처럼 너무 감사했고 그 큰 비밀을 알게 해주심에 더욱 감사했습니다. 모두가 너는 죄인이라고 해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 결코 정죄함이 없다며 예수님께서 제 손을 잡고 계신다는 사실에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기쁨이 매일 매일 새로웠습니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형식적인 사랑에서 하나님의 참된 사랑을 알고 난 후는 말씀 듣는 것이 꿀 송이보다 달았고 기도하는 것이 주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즐거웠으며 찬송 구절들이 제 고백과 같았습니다. 나에게 직장과 가정, 소중한 사람들을 보내주심에도 감사했고 작은 것들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감사한 마음을 주심에도 감사했습니다.

예전의 아팠던 기억들도, 왜 나에게만 이런 고통 주시냐고 불평했던 마음까지도, 주님의 놀라운 계획과 선하신 인도하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늘 불평과 투정만 부리던 제게 이런 마음과 생각으로 인도하시는 성령님께 다시금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전 인간이고 근본이 죄인이기에 주님의 자녀로 승격 되었지만 또 다시 죄를 짓고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어린 아이와 같은 신앙에서 벗어나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 했지만 그래도 또 죄를 짓고 맙니다. 그래도 이전과 다른 게 있다면, 제 안에서 제 마음을 자꾸만 두드리시는 성령님을 느낍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환경이라 할지라도 주님 뜻에서 어긋나면 마음이 평안하지 않고 참된 기쁨이 사라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십자가 예수님 밖에는 자랑거리가 없다는 고백이 지금 제 고백이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외엔 저 같은 죄인이 다시 살 수도 없고, 하나님의 크신 사랑 외에는 제가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있지도 않을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2장 20절 말씀처럼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 즉 이제는 내가 산 것도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주님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임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제자반을 통해 하나님을 바로 알게 해주시고, 믿음의 선배님들을 본받아 저의 교만함을 낮추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