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된 자의 행복

구자호권찰

저는 인천시 강화군 양도면이라는 시골의 농부 가정에서 3남 1녀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생활은 부유하지 않았으나 남들도 비슷한 처지라 큰 어려움 없이 성장하였습니다. 마을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면서 새벽 닭이 울면 아침이 왔음을, 찬송이 들리면 일요일임을 알 수 있었던, 주님과는 무관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종교에 대하여는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가끔씩 주변을 둘러보면 교회에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들은 대부분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들이고 병고침을 받으러 교회에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바쁜 때에도 일요일이면 교회를 나가고 쉬지도 못하면서 새벽에도 나가야 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심약한 사람들이 정신적인 지주로서 기댈 수밖에 없는 형편이거나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는 부류들로 생각되었습니다. 사후 세계는 현재로서 입증된 바도 없고 누구도 알 수 없는 세계를 믿는 것이니 무의미하여 보였습니다. 저는 정신적으로 강하고 내 앞길은 내가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은 무엇인가 확신을 갖고 살아가며 성실하고 말을 잘하고 아는 것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학교생활과 군생활 그리고 직장생활로 이어지는 숨가뿐 시절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생활에 지치고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수많은 좌절과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시험의 실패 극복, 경쟁관계에서 오는 밀고 당김의 피곤한 일상은 몸도 마음도 조금의 평안을 허락지 않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곡예사의 하루하루가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생활의 찌꺼기들은 내 마음을 쉴 수 있는 안식처가 필요함을 알게 하였습니다. 군생활에서부터 피우기 시작한 담배는 건강을 잠식하고 있음에도 떨쳐버리지 못하는 연약하고 나약한 나의 모습, 지나친 경쟁으로 외부사람들과 마음을 열 수 없어 애만 태우는 갑갑함이 나를 맴돌고, 안되면 주변 환경에 탓을 돌리는 무책임하고 타성에 젖은 고정관념이 무력감을 더해 주었습니다.

구원의 확신이 있기 전 예수님과의 만남은 중학교 시절의 예배시간(3년간 매주 1시간), 군복무시절의 종교시간(2년 2개월), 1992년 결혼 후부터 2010년(8년 매주 1시간) 성린교회 입교전까지 숫자 개념으로 본 총 누계는 13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그것도 타인의 요청이나 주어진 환경에 의한 타의에 의한 종교생활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조건속에서 얻게 된 말씀은 삶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갈등의 고리로써, 그리고 고민을 가져다 주는 무거운 인생의 짐을 내려 놓을 수 있는 마음의 안식 시간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시간만 채우고 지루함을 더해주는 답답함과 졸음에 점령당하는 패배자로서의 시간만 허송하게 만들면서 마당만 밟고 헛된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시간만이 해결해 주는 질긴 줄다리기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침내 경기의 종료를 알리는 듯한 결심의 순간은 굳게 닫혀져 있던 빗장을 열도록 다급함으로 다가왔습니다.

2010년 성린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한 후로 구역예배를 참여하게 되었는데 구역 식구들과 일대일 대면의 만남과 은혜로운 복음의 말씀을 교환하는 가운데 성경 말씀에 대하여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는 지식기반의 부족과 마음속 응어리를 헹구어 낼 수 있는 양식이 부족함을 절감케 하는 깨달음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얼마 후 이러한 갈증을 채워 줄 제자반 수업은 잠자는 영혼을 깨워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 동안의 궁금증을 교재를 통하여 학습하면서 나의 본 모습이 열리고 참 신앙인의 길이 어떠해야 하며 미래의 걸어가야 할 이정표들이 하나 둘 스쳐 지나가고 있음에 놀라워해야 했습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의 구원’ Ⅰ권을 접하면서 하나님, 예수님, 성령의 3위 일체이신 하나님, 믿음이란 무엇인가?, 간증과 신앙고백, QT 학습, 기도와 찬송, 제례의식에 관한 구약과 신약, 선지자들의 사역 내용 등을 공부하면서 말씀과 기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긴밀한 교제를 유지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은 복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부터 예수님과의 긴밀한 교제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히브리서 1장 1절 말씀은 “옛적에 선지자들을 통하여 여러 부문과 여러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 2절 말씀은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이 아들을 만유의 상속자로 세우고 또 그로 말미암아 모든 세계를 지으셨느니라”는 말씀이 은혜로 다가 왔습니다. 또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것이며 구약에서는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 하였으나 신약에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상에 오셔서 하신 말씀이 기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선지자들을 보내시던 하나님이 아들을 보내셨다는 것은 최후통첩으로 더 이상 보낼 자가 없다는 뜻이며 아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이제 끝이라는 절박함으로 저에게 다가 왔습니다. 아직까지 성경에 대하여 감히 접근조차 못하던 나에게 성경에 대한 복음의 의미는 믿음과 순종의 의미로 자연스럽게 이해되기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무한정하며 영원한 사랑으로 이끄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레미야 31장 3절 말씀에서 “옛적에 여호와께서 나에게 나타나사 내가 영원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기에 인자함으로 너를 이끌었다 하였노라”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시편 37장 27절 말씀에서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라 그리하면 영원히 살리니”와 28절 말씀에서 “여호와께서 정의를 사랑하시고 그의 성도를 버리지 아니하심이로다 그들은 영원히 보호를 받으나 악인의 자손은 끊어지리로다”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죄인이며 하나님께서 공의를 사랑하고 성도를 버리지 아니하시며 악은 심판하심을 공포하고 계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요, 동시에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세상을 구원하실 수 있는 유일한 구원자 되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요한복음 14장 6절 말씀에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참 사람이셨지만 죄는 없는 분이셨습니다. 또한 성부는 영원 자존자이시며, 성자는 영원토록 성부에게서 탄생하시며 성령은 영원토록 성부와 성자에게서 나오시는 삼위일체의 하나님이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원죄를 지은 죄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로마서 5장 12절 말씀에서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하셨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하와는 선악과를 따먹고 아담은 하나님보다 아내의 말을 신뢰함으로 원죄를 지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죄에 대한 형벌은 영적인 죽음 곧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을 의미하며 죽은 후에는 심판으로 하나님과 영원히 절교되는 영혼의 파멸로 이른다는 점에서 크고 작은 죄에 대하여 늘 회개하고 성화되는 신앙생활이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를 영원히 온전케 하신 분이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요한복음 1장 29절 말씀에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짊어지고 사는 세상 죄 속에 바로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죄가 다 들어 있다는 사실은 나와는 전혀 무관하신 분이라는 믿음을 완전히 깨부수는 망치가 되어 내마음을 두드렸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로 우리는 영원히 온전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모든 죄가 다 용서 받았다는 의미요, 그 용서가 영원토록 유효하다는 말씀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을 믿으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아무 죄를 찾을 수 없도록 하신다는 놀라운 은혜의 시간을 저에게 허락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구원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영광을 보증하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삼일 만에 완전한 육체를 가지고 부활하셨고, 그가 부활하심으로 인류가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이 마련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로마서 4장 25절 말씀에서 “예수는 우리가 범죄하는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 하셨습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예수님이 축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셨으며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상에서와 같이 구원 받고 난 후 나의 모습은 여러 가지로 변화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보혈로 원죄의 정죄를 받은 나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살아있는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거하시게 되었으며 성령이 좋아하는 자리에 서야 한다는 마음의 닻이 마침내 정착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평안과 화평을 군마삼아 끊임없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위한 예배와 기도 및 찬송을 통해 남은 삶을 주님의 온전한 쓰임이 될 수 있도록 성화의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나서게 됐습니다. 또한 신앙인으로서의 봉사와 헌신 그리고 굳건한 마음의 기둥을 세우고 전도활동을 통한 구원의 복음을 땅속에 묻힌 자루가 되지 않도록 소중한 믿음의 확신을 이웃에 전달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믿음의 씨앗이 발아하여 성장하기까지는 많은 자양분이 필요하듯이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채워가는 신앙으로 굳건히 성장하여 성령의 열매를 키워가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구원의 믿음을 통한 죄의 정죄는 끊임없이 교차하는 마음의 굴곡을 제어하는 동력의 축이 되어 잘못된 가치를 쳐 버릴수 있는 방향키와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인격도야를 통해 성화의 모습으로 다가갈 때 죄의 번뇌는 은혜의 넘침으로 속죄된 건강한 자양분으로 자리매김 될 것입니다. 나의 허물과 이웃의 도움은 생이 다할 때까지 그림자처럼 함께할 것이므로 남을 용서하고 불행한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공감하면서 거두어 보듬을 때 주님의 모습도 밝은 모습으로 다가 올 것입니다. 주님의 넘치는 사랑 성린교회에 영원히 가득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