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목사님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주일은 물론이고 어떤 예배 시간도 빠지면 안 되는 줄 알고 자랐습니다. 하나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 하신 것도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사흘만에 부활하셔서 승천하셨다는 것도 주일학교 때부터 늘 들어 온 말씀이었기에 머리로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원의 주님을 가슴으로 만나지를 못했었나 봅니다. 별로 뜨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냉랭하지도 않은 그런 청소년기를 보냈고 고2때부터 조금씩 열심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고3때는 학생부 수련회를 가야 한다고 여름방학 보충수업도 빼먹을 정도로 학교 일보다는 교회 일이 우선이었습니다. 청년부때는 새벽예배도 드리면서 주님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이 가장 즐겁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때부터 시작한 성가대는 저에게 많은 기쁨을 주었고 하나님께 찬양 드릴 때에 얼마나 큰 기쁨을 주시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82년 결혼을 하게 되고 거의 모든 것이 중단되었습니다. 교회가 좀 멀다는 이유로 새벽예배는 고사하고 수요예배까지도 빠지기 시작을 했습니다. 한 번 두 번 빠질 땐 죄책감도 있었지만 한 달 두 달 차츰 시간이 지나 갈수록 죄 의식까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겨우 주일예배만 드리고 성가대만 서는 것으로 제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Sunday Christian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83년 우리 아들인 희열이가 태어났는데 희열이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동안 하나님이 원하시지 않는 삶을 살고 예배를 소홀히 했던 제 자신을 책망하시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곧바로 회개를 하였습니다. 세 번의 수술을 하면서 어려운 고비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희열이가 건강을 되찾게 되고 나자 또 다시 나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여전히 수요예배는 멀리했고 가끔씩 절기 때 칸타타 연습을 수요예배후에 할 때만 예배에 참석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니 하나님 보시기에 저희들이 얼마나 마음에 안 드셨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살아오던 저에게 또 한 번의 충격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99년에 저희 친정아버지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되셨습니다. 평생을 하나님위해 충성을 다하시던 그 모습을 보며 아버지처럼 살아야겠다고 했었는데 그런 아버지께서 갑자기 떠나시니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 때부터 아버지처럼 제대로 믿음 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게으른 탓에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러다 2000년에 부산 중부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2007년 친정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나니 이제는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실 분이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은 부모님의 기도 덕분에 간신히 생명줄을 잡고 있었던 것 같은 생각까지 들면서 말할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새로운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솟구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희는 부산에서 올라 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시무하셨던 부곡교회를 다니고 있었는데 아브라함에게도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나라 하셨던 것처럼 저희도 그곳을 떠나야 새로운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장순환목사님의 딸이 아닌 저 장진선으로 주님앞에 사람들 앞에 서고 싶었습니다. 늘 목사님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저를 억누르곤 했었으니까요. 그러다 인천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막상 교회를 떠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희 남편이 가좌동에서 기장 교회를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저희가 부곡까지 내려 갈 수 없는 주일에는 몇 번 성린교회에서 1부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목사님의 말씀이 얼마나 좋은지 설교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고 성가대의 찬양 또한 얼마나 은혜로웠는지 모릅니다. 어느 교회를 가든지 성가대의 찬양을 제일 관심있게 보는 저희들에게는 정말 놀라운 성가대였습니다. 일곱 시 반 예배에 성가대에 서려면 최소한 여섯시 반에는 모여서 연습을 한다는 얘기인데 그 부지런함과 뜨거운 열정에 감탄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교회라면 정말 다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연말까지만 부곡으로 나가기로 마음먹고 연말쯤 부곡교회 목사님께 말씀을 드리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송구영신예배부터 참석을 해서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축복 기도를 받는데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이사 가는 곳마다 아버지께서 정해주신 교회만 다니다가 처음으로 저희들의 마음으로 기도하며 정한 교회였기에 그 의미가 남달랐나 봅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1월 첫 주일에 저희 세 식구는 성린교회에 등록을 하게 되었고 5주간의 새가족 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마음으로 믿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탕자가 아버지를 멀리 떠났다가 기진맥진 해져서 돌아왔던 것처럼 저희는 영적으로 너무 갈급한 심령이 되어 주님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50여년을 그냥 그렇게 무늬만 주님의 자녀로 살아오던 제가 지치고 찢겨져 숨쉬기조차 힘든 지경이 되어 주님 앞으로 손들고 돌아왔습니다. 첫 주일에 목사님께서 성경 읽기를 광고하시는데 마음에 어찌나 찔렸는지 모릅니다. 평생을 예수 믿는다 하면서 성경 1독도 못했다는 것이 늘 마음에 가시처럼 저를 찌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순간 올해는 용기를 내어 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날마다 말씀을 열심히 읽게 되었고 지금 야고보서를 읽고 있으니 올해 안에 충분히 1독은 마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값없이 주시는 그 크신 은혜를 말씀을 읽는 중에 얼마나 많이 느꼈는지 모릅니다.

요한복음 1장 1절에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라”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살아서 운동력이 있는 능력의 말씀인 것을 날마다 느끼며 살아갑니다. 그동안은 제 힘으로 성경을 읽으려 해서 실패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성경 말씀을 읽으려 시작했다가 레위기나 민수기를 넘어가지 못하고 포기하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새신자 교육 때 말씀 읽기 전에 기도하며 읽으면 훨씬 쉽다는 박영숙전도사님의 말씀대로 기도하며 읽으니 말씀이 훨씬 더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5주간의 새신자 교육을 마치고 새가족 환영식을 하며 구역으로 배치가 되고 나니 말씀 읽기가 더욱 생활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성경 읽기에 고비는 있었습니다. 레위기와 민수기쯤 가니 얼마나 지루하던지 읽어도 답답할 때가 있었지만 학생이 숙제를 하듯이 의무적으로 읽다 보니 어느새 모세 오경이 끝나고 그 다음은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말씀이 꿀송이처럼 달다는 것도 이제야 조금을 알 것 같습니다. 주님은 저희들을 정말 많이 사랑하시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자반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듣고 저희 남편이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5주간의 새신자 교육이 좋았었나 봅니다. 그래서 저는 10년 전쯤에 한 번 했었던 공부였지만 남편과 함께 다시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시작을 했습니다. 처음엔 나눔의 시간을 통해 서로가 속마음을 털어 놓아야 한다는 게 좀 부담스러웠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같이 하기를 잘했다 싶습니다. 그런데 10년 전에 배웠던 내용인데도 매시간 시간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10년 전과 제 마음이 변했기 때문인지 주시는 말씀에 많은 은혜를 받게 되었고 새롭게 결단을 하기도 했습니다. 매주 QT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그릇된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시고 새롭게 변화시켜 주시는 그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구원에 대한 확신을 주신 것입니다. 로마서 5장 8-10절의 말씀에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그러면 이제 우리가 그의 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받을 것이니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 화목하게 된 자로서는 더욱 그의 살아나심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것이니라’ 하셨습니다. 나 같은 죄인을 살리시려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고난 당하셨던 예수님의 그 크신 희생의 제사로 구원 받게 되었으니 이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녀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동안 예수 믿는다 하면서도 죄의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이번 제자반 공부를 통해 주셨던 히브리서 10장 14절 말씀에 한 번의 제사로 말미암아 온전하게 하셨다는 말씀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늘 마음으로 말과 행동으로 짓는 모든 죄들을 주님께서 대신 지심으로 우리를 온전케 하셨고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신다 하셨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죄를 지어도 된다는 말씀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죄의 속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말씀과 기도에 의지해서 살아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죄가 생각날 때마다 회개와 참회의 기도를 통해 우리의 모든 죄를 날마다 고백하며 성결한 삶으로 주님께 나아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또한 믿음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임도 알게 되었습니다. 로마서 10장 10절 말씀에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내 마음에 예수님을 구주로 믿게 해 주신 분이 하나님임을 알게 되었기에 감사를 드립니다. 내가 믿었기 때문에 구원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믿게 해 주셨기 때문에 구원받게 되었음을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구원 받은 자녀로써 나의 남은 생이 빛되신 예수님을 따라가는 삶이 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올해 또 한 가지의 변화가 있다면 다시 성가대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성린교회에 오면서 수요예배를 다시금 드리기 시작했던 저에게 어느 날 호산나성가대의 찬양이 정말 은혜롭게 다가왔습니다. 2년 전에 무릎 수술을 한 뒤로 설 수 없어 잠시 쉬었던 성가대를 다시 서고 싶어졌습니다. 찬양을 부를 때마다 하나님께서 새 힘을 주시는 걸 늘 체험하면서 하루하루 주님을 찬양합니다. 날마다 우리의 찬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 주님께 받은 은혜를 찬양으로 영광 돌리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