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선물

황영순집사

저의 신앙생활은 14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동생이 무척 힘들어 하시던 어머니를 모시고 저와 함께 작은 교회에 데리고 가 등록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교회 등록과 동시에 어머니는 열심이셨고 교회 활동에 잘 적응 하셨습니다. 저는 회사를 다니면서 바쁘다는 이유로 주일만 나가게 되었지만 6개월 후에 얼떨결에 세례교인이 되었습니다. 세례를 받고 바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나에게 주어졌습니다. 믿음도 확신도 없었고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게 주위에선 순종하라 했지만 무거운 짐이 되어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 교회를 멀리하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큰 교회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께서 대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입원과 수술, 항암치료를 거치면서 좋아지는 듯 했지만 3년만에 재발이 되었습니다. 앞이 캄캄했지만 어머니와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니던 직장을 놓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셨던 어머니는 계속 회사에 나가길 바라셨지만 저는 결정을 하고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살림은 어머니가 다하셨고 내가 하는 일은 운동하고 산에도 가며 병원 가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6년이 지나면서 많이 힘들어 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불안해졌습니다. 교회를 나가 기도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가까운 성린교회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성린교회에 2011년 1월에 등록하고 힘겨운 가운데서도 교회에 나가 주님을 다시 영접하신 어머니는 5월에 우리 곁에서 하나님곁으로 가셨습니다. 10여 년을 교회를 멀리하고 방황했던 지난 날들을 후회하며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담임목사님을 비롯하여 교회의 많은 분들이 위로와 힘이 되어 주셨지만 아무 생각 없이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위로를 받고자 하는 마음에서였을까 앞뒤를 가릴 것 없이 무엇에 이끌리듯 새벽기도회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눈물뿐이었습니다. 죄책감, 어리석음, 이기적이고 교만했던 내 자신을 고백했습니다. 목사님을 통해 주시는 말씀은 시간마다 나에게 주는 말씀이 되어 아프기도 했지만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생각과 계획들이 내가 하는 것 같지만 성령이 함께 하지 않으면 내 생각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14년 전 일이지만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믿음이 좋은 후배와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교회를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감사하다며 어떠냐고 묻길래 얼마 되지 않았고 열심도 없고 주일도 잘 지키지 않고 그냥 생각 없이 다닌다고 했더니 처음은 다 그런 것 같다며 조금씩 좋아질꺼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고난이 닥치고 정말 어렵고 절박할 때 교회를 찾는다며 그런 절박함이 없으면 열심히 다니지 않은 것 같다면서 많은 세상 얘기를 했습니다.

그날 밤 꿈을 꾸었습니다. 1998년 6월 13일 꿈에 463장을 내게 숫자로 보여주셨습니다. 꿈에서 깨어 성경을 펴고 463장을 보았습니다. “험한 시험 물속에서”란 찬송가였습니다. 찬송가 하단에 해설을 보니 후배와 통화하던 내용들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세상의 풍파란 말인가, 아무리 둘러보아도 풍파라고 할 만한 것이 없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찬송의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나그네 길인 우리 인생은 세상 지나는 동안 시험을 당하며 환란을 겪게 됩니다. 욥기 23장 10절 ‘나의 가는 길이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말씀처럼 환란 중에 소망으로 말미암아 인내하게 된다는 해설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꿈도 있구나 하면서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취미생활도 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성린교회에 1월에 등록을 하고 5월 5일 어머니가 우리 곁을 떠나신 후 많이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또 꿈을 꾸었습니다.(2011.6.13.) 꿈에 친구와 천국잔치에 간다고 어느 산길을 헤매며 길을 찾고 있던 중 사람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고 잔치를 어디서 하느냐고 물었더니 모른다며 내려갔습니다. 우리는 산을 계속 올라가게 되었고 더 이상은 못 가겠다며 친구는 되돌아가고 나는 같이 가길 바랬지만 결국 나 혼자 가게 되었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조그만 구멍으로 빛이 보였습니다. 빛을 따라가다보니 그 작은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내가 새가 된 것처럼 날았습니다. 그 찬란한 빛 속으로 한참을 날면서 화려한 궁전들과 예수님의 형상이 나를 스치며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이네, 하면서 꿈에서 깨어났지만 많은 여운이 남았던 기억이 납니다. 믿음이 없었던 나에게 눈으로 확인시켜 주었던 그 꿈들을 기억하며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지난날의 긴 방황이 나를 부끄럽게 합니다. 두 번의 꿈이 6월 13일 같은 날이어서 주님께서 믿음없는 저에게 믿음을 주시려고 보여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저는 성린교회 등록에 도움을 주셨던 이소정권사님을 통해 제자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설레임으로 제자반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1주, 2주, 3주 지나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성경의 깊이가 없다보니 잘 해보려는 마음만 앞섰고 생각처럼 되지 않아 갈등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진도를 나가면서 나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조급했던 생각과 욕심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한과 한과를 공부하면서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믿음과 용기도 생겼습니다.

‘믿음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선물이다’라는 말씀을 통해 믿음을 은혜로 여기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자반을 하면서 성경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읽던 성경과 지금 보는 성경은 같은 내용이지만 받아들이는 의미는 많이 다르고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하나님을 잘 알고 많이 아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겸손하게 하며 큰 용기를 얻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자반을 통해 많은 변화가 있었고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저에게 제자반 공부를 통해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공부한 제자반 식구들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아픈 기억들로 인하여 때론 슬픈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불행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 슬픔으로 인해 좀 더 깊이 생각하게 되고 나를 바로 볼 수 있었고 주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조그만 일에도 감사할 수 있고 내 주위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우리의 믿음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형제들과도 주위 사람들과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려 합니다. 나의 믿음이 아직은 부족하고 행동하는데 주저하지만 십자가의 보혈과 예수님의 부활이 나에게 준 은혜와 축복에 감사하며 부활을 증거하며 사랑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삶이되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